설렘 반 긴장 반으로 문을 두드렸던 어르신과의 첫 만남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풍요로운 대화로 가득 찬 시간이었습니다.
서로돌봄 활동의 첫 시작인 만큼 오늘은 어르신의 삶 속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가 소중한 말벗이 되어드리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어색함을 깨기 위해 시작한 일상 토크에서 어르신은 당신의 젊은 날의 빛나던 기억들을 들려주셨습니다. 일을 그만두시기 전, 오래도록 꽃과 관련된 아름다운 일을 하셨다는 이야기, 그리고 동물원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생명과 호흡하셨던 생생한 경험담을 나누어주실 때 어르신의 눈빛은 무척이나 반짝이셨습니다. 자연과 생명을 사랑해 오신 어르신의 따뜻한 성품이 고스란히 느껴져 대화 내내 제 마음도 덩달아 몽글몽글해졌습니다. 제 전공이 간호학이라는 점을 말씀드리며 앞으로 건강을 꼼꼼히 챙겨드리겠다고 하니, 어르신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며 이번에 인연이 되려고 그랬는지, 짝을 잘 만난것 같다고 하신 다정한 한마디에 첫 만남의 긴장감이 기분 좋은 책임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음을 열어주신 덕분에 이어진 질병 조사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이 앓고 계신 기저질환과 현재 드시고 있는 약물들을 차근차근 체크하며 다음 일정을 조율했습니다. 마침 다음 회차에는 병원 진료 스케줄이 따로 없으시다고 하여, 어르신 맞춤형 홈 케어를 준비해 보려 합니다. 다음 만남에는 제가 직접 혈압측정기와 혈당측정기를 지참해 방문할 예정입니다. 어르신의 기초 건강 수치를 정밀하게 측정해 드리는 것은 물론, 평소 식습관과 운동 루틴을 함께 점검하며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한 약속들을 하나씩 만들어가고자 합니다.